경주 가볼만한 곳! 남산 열암곡 마애석불이 바로서는 날을 그리며

경주 남산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유적이 바로 열암곡 마애석불입니다. 이 불상은 단순한 불교 문화유산을 넘어, 70~80t에 이르는 거대한 바위가 산비탈을 따라 넘어졌음에도 불상의 코끝이 바닥에서 불과 5cm 떨어진 채 보존된 ‘5cm의 기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의 신비로운 발견 이야기부터, 다가올 바로세우기 프로젝트, 남산 등산 코스까지 차근차근 소개해 드릴게요.



열암곡 마애석불은 어떤 불상일까요?

경주 남산은 산 전체가 거대한 노천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유적이 잠들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유적이 단연 ‘열암곡 마애석불’입니다. 높이 약 5.6m, 무게 80톤에 달하는 이 마애석불은 통일신라시대인 8~9세기 초에 조성된 것으로, 석굴암 본존불과 유사하게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편단우견의 법의를 입고 있습니다. 당당한 어깨와 오뚝한 콧날, 자비로운 표정에서 신라 불상 특유의 세련된 조형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 불상은 2007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인근의 다른 석불좌상을 조사하던 중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이 불상이 ‘5cm의 기적’이라 불리는 이유는, 1430년경 발생한 강진으로 불상이 앞으로 엎어졌음에도 얼굴의 코끝과 바닥 사이 거리가 기적적으로 단 5cm밖에 되지 않아 수백 년 동안 비바람을 피하며 초조 당시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보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경이로운 발견은 당시 프랑스 <르몽드> 등 세계적인 외신에도 보도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립공원 등산지도(PDF)  



5cm의 기적은 무엇일까?

열암곡 마애불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5cm입니다. 거대한 바위가 약 35~40도 정도 기울어진 상태로 앞으로 넘어졌는데, 놀랍게도 불상의 얼굴, 특히 코끝이 바닥에 닿지 않았습니다.바닥 암반과 불상의 콧날 사이에는 불과 5cm 정도의 공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70~80t에 달하는 거대한 바위가 넘어지는 과정에서 얼굴이 바닥에 직접 부딪혔다면 불상의 코와 얼굴은 심각하게 훼손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코끝 하나 다치지 않았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얼굴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조형 상태도 상당히 양호하다는 점입니다. 오뚝한 콧날과 길게 표현된 눈, 도톰한 입술, 볼륨감 있는 얼굴 등 통일신라 불상의 조형적 특징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넘어진 것이 오히려 불상을 보존하는 결과를 가져온 셈입니다. 바위가 엎어진 뒤 불상 면이 땅을 향하면서 오랜 세월 비바람과 햇빛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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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만의 숙원, 마애석불 바로세우기 프로젝트

현재 열암곡 마애석불은 안전을 위해 엎드려 있는 상태 그대로 보호각과 철골 구조물 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과 국가유산청, 경주시 등은 과거 천 년과 미래 천 년을 잇는다는 취지로 마애불을 제자리로 바로 세우는(입불) 대작업을 치밀하게 준비해 왔습니다. 80톤이 넘는 거대한 암석을 안전하게 일으켜 세우기 위해 다각도의 과학적 모의 실험과 기술적 검토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 지진 등 자연재해에도 끄떡없이 부처님을 제 모습을 찾아드리기 위한 노력이 차근차근 결실을 맺어가고 있습니다.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석불 등산코스

열암곡 마애석불을 가장 쉽게 만나는 방법은 새갓골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경주 남산의 동쪽의 새갓골 주차장에서 탐방로를 따라 약 800m, 약 30분 정도 올라가면 미에불상에 도착할수 있습니다. 등산로는 숲길이며, 완만한 경사에 바닥에는 야자매트가 깔려 있기에 편하게 걸을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어린이들도 쉽게 올라갈수 있을 정도이며 현재 부분적으로 데크 계산 설치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 내비게이션 검색: 새 갓골 주차장 (경북 경주시 내남면 노곡리 297)
  • 대중교통 팁: 노곡리 방면 버스는 경주역 및 시내에서 하루 딱 3회만 운행하므로 배차 시간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가급적 자가용이나 택시 이용을 권장합니다.



처음 방문하는 분이라면 이 코스가 가장 좋습니다. 특히 열암곡에는 마애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열암곡 석불좌상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석불좌상은 한때 불두가 사라진 상태였지만 2005년 인근에서 불두가 발견되면서 복원된 또 하나의 ‘기적의 불상’입니다.



놓치면 후회하는 주변 볼거리

경주 남산은 열암곡 마애석불외에도 불상이나 석탑이 많이 남이 있습니다.
마애불상에서 약 30-50분 거리에 고위봉과 신선암, 칠불암 불상군을 만날수 있습니다.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 (국보)

깎아 절벽 같은 암벽에 새겨진 삼존불과 앞쪽 사면석주의 사방불 등 총 7구의 불상이 모셔져 있는 국보 유적입니다. 정교함과 예술성이 극에 달해 있어 감탄을 자아냅니다.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보물)

칠불암 바로 위 암벽에 가려지듯 새겨진 남산 유일의 반가상입니다. 구름 위에 앉아 있는 듯한 모습과 발아래로 펼쳐지는 동남산의 탁 트인 조망이 일예입니다.

고위봉 & 금오봉

경주 남산을 지탱하는 두 개의 대표 봉우리입니다. 고위봉(495m)은 남쪽의 암릉 조망이 뛰어나고, 금오봉(468m)은 남산의 주봉으로서 상징성이 깊습니다.
용장사지 삼층석탑: 매월당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집필한 것으로 유명한 용장사지에 위치하며, 자연 암반을 기단 삼아 세워진 독특하고 아름다운 석탑입니다.

경주 국립공원 바로가기  



경주 남산의 매력은 산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바위에 새겨진 부처가 나타나고, 능선에 오르면 석탑 하나가 우뚝 서 있는 데 있습니다. 절은 사라지고 터만 남았지만, 그곳에는 여전히 신라인들의 흔적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중 열암곡 마애불상은 천 년 전 조성된 거대한 부처가 수백 년 동안 땅을 바라본 채 누워 있으며, 단 5cm의 틈 덕분에 얼굴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조용히 엎드려 있는 80톤의 거대한 부처님과 눈을 맞추고 돌아오는 길, 남산의 울창한 숲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유독 서늘하면서도 아늑하게 느껴집니다. 비록 지금은 5cm의 기적 덕분에 겨우 원형을 간직한 채 엎드려 계시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묵은 세월을 털어내고 당당히 제 모습을 되찾을 그날을 그려 봅니다.
천 년의 세월을 넘어 우리 품으로 걸어올 부처님의 온전한 미소를 기다리며,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남산 자락을 내려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