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돌봄을 넘어 추억으로, 치매예방에도 도움되는 할머니와 아이가 함께 웃는 주말 보드게임 추천!!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주말이나 휴일에 아이를 친정이나 시댁에 맡기는 풍경은 이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출근하는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주를 정성으로 돌봐주기도 하고, 주말에 잠시 아이를 맡기고 밀린 집안일을 하거나 부부만의 숨고르기 시간을 갖기도 하죠.
저 역시 아이와 할머니가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다 보면 늘 고마운 마음이 앞섭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와 할머니가 조금 더 재미있고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아이들은 순식간에 자라지만, 할머니에게 손주와 함께한 시간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소중한 추억이 될 테니까요. 그렇다고 매번 특별한 체험을 하거나 멀리 외출할 필요는 없습니다. 집에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 하나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규칙이 복잡하지 않고 준비가 간단하다면, 보드게임이 낯선 할머니도 손주와 금세 어울려 즐길 수 있거든요.
아이를 돌봐주시는 할머니와 손주가 주말이나 휴일에 함께 즐기기 좋은 보드게임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1. 할머니와 손주에게 보드게임이 좋은 이유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가 미처 채우지 못하는 빈자리를 할머니, 할아버지가 따뜻하게 메워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맞벌이 부부에게는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커다란 버팀목이 됩니다.
하지만 아이를 돌보는 일은 생각보다 체력과 정성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아이들은 에너지가 넘치고 같은 놀이에도 금세 싫증을 내기 때문에, 함께 시간을 보내는 어른도 끊임없이 놀잇감을 찾아야 하죠. 특히 세대 차이가 있다 보니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할머니가 잘 모르시거나, 반대로 할머니가 무엇을 하며 놀아주어야 할지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보드게임은 훌륭한 대안이 됩니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고, 별다른 준비 없이 식탁이나 거실에 게임판을 펼치기만 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보드게임은 일방적으로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아니라, 할머니와 손주가 마주 앉아 ‘함께 참여하는’ 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할머니가 아이에게 차분히 규칙을 일러주기도 하고, 아이가 할머니에게 게임 방법을 조잘조잘 설명해 주기도 합니다. 게임에서 이기면 함께 손뼉 치며 기뻐하고, 실수하면 웃어넘기며 다시 도전해 보지요. 이런 작은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아이에게 할머니 댁에서의 시간은 매번 기다려지는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됩니다.
2. 할머니도 쉽게 배울 수 있는 보드게임 추천
보드게임을 추천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규칙이 단순하고 준비가 쉬울 것’입니다. 아이가 아무리 재미있어하더라도 규칙이 복잡하거나 진행 시간이 길어지면 할머니께서 부담을 느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설명이 짧고 한 판이 금방 끝나는 게임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할머니가 쉽게 이해하고 즐기면서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 5가지 보드게임 추천합니다.
① 할리갈리 — 순발력과 웃음이 함께하는 게임
- 추천 연령: 만 6세 전후부터 2~6명
- 이런 가정에 추천: 짧고 활기찬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
과일 카드에 같은 종류의 과일이 정확히 5개가 되면 종을 치는 게임입니다. 규칙이 단순해 한두 번만 보여주면 금세 익힐 수 있습니다.
아이가 할머니보다 먼저 종을 치며 신나 하는 모습도 재미있고, 반대로 할머니가 놀라운 순발력을 보여주면 아이가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다만 손이 부딪힐 수 있으니 서로 밀치지 않고 종을 치도록 알려주세요.
② 도블 — 그림을 찾으며 집중하는 시간
- 추천 연령: 만 6세 전후부터, 인원은 버전에 따라 다름
- 이런 가정에 추천: 관찰력과 빠른 판단을 활용하는 놀이를 찾는 경우
동그란 카드에 그려진 여러 그림 중에서 서로 같은 그림을 가장 먼저 찾는 게임입니다. 카드마다 그림의 크기와 위치가 달라 얼핏 쉬워 보여도 막상 해보면 은근히 헷갈립니다. 글자를 많이 읽지 않아도 그림을 보고 참여할 수 있어 아이와 어른이 함께하기 좋습니다. 할머니가 아이보다 늦게 찾더라도 서로 웃으며 즐길 수 있고, 짧은 시간에 여러 판을 이어서 할 수도 있습니다.
③ 루미큐브 — 숫자를 맞추며 머리를 쓰는 게임
- 추천 연령: 초등학생 전후부터 · 2~4명
- 이런 가정에 추천: 숫자 조합과 전략적인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
같은 숫자끼리 색깔을 다르게 모으거나, 같은 색깔의 숫자를 순서대로 이어 붙이는 게임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기본 조합을 익히면 점점 재미가 생깁니다. 손에 든 타일을 어떻게 조합할지 고민하고, 테이블 위 타일까지 활용해 새로운 조합을 만드는 과정이 매력적입니다. 아이가 숫자와 규칙에 익숙하다면 할머니와 함께 차분하게 즐기기 좋습니다.
④ 젠가 — 블록 하나에 집중하는 손끝 놀이
- 추천 연령: 만 6세 전후부터, 인원은 제품에 따라 다름
- 이런 가정에 추천: 설명이 간단하고 직접 손으로 조작하는 놀이를 원하는 경우
나무 블록을 하나씩 빼서 탑 위에 쌓아 올리는 게임입니다. 복잡한 규칙을 외울 필요가 거의 없고, 차례대로 블록을 옮기면 되기 때문에 보드게임이 낯선 할머니도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탑이 흔들릴 때마다 아이와 할머니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다만 탑이 무너지면 블록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어린아이와 할 때는 주변을 정리하고 안전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⑤ 루도 — 주사위를 굴리며 함께 즐기는 경주 게임
- 추천 연령: 만 5~6세 전후부터, 제품별 차이 있음
- 이런 가정에 추천: 주사위와 말을 움직이며 여유롭게 즐기는 놀이를 찾는 경우
주사위를 굴려 말을 이동시키고, 자신의 말을 목적지까지 먼저 보내는 방식의 게임입니다. 루도와 비슷한 방식의 보드게임은 여러 가지가 있어 제품마다 세부 규칙은 다를 수 있습니다.
숫자에 따라 말을 움직이는 방식이라 아이가 규칙을 이해하기 쉽고, 가족이 여럿 모였을 때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운에 따라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게임 경험이 많지 않은 할머니도 부담 없이 참여하기 좋습니다.
3. 아이를 맡기는 시간에서 함께 추억을 만드는 시간으로
맞벌이 부부에게 친정이나 시댁 어른들의 도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힘이 됩니다. 부모가 바쁠 때 아이를 보살펴주시고, 아이가 아프거나 급한 일이 생겼을 때도 언제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시니까요.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도 체력적인 한계와 일상의 리듬이 있습니다. 아이의 넘치는 에너지를 매번 맞춰주는 일이 쉽지 않을 때도 있고, 어떤 놀이를 해주어야 할지 매번 고민스럽기도 하실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를 맡기는 시간에 거창한 활동을 더하기보다는, 집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작은 놀이 하나를 준비해 드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할머니 댁에 갈 때 좋아하는 보드게임 상자를 직접 챙겨가도록 하는 것이죠. 처음에는 엄마나 아빠가 옆에서 규칙을 함께 읽으며 시범을 보여드리고, 그다음부터는 아이와 할머니가 자연스럽게 판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겁니다. 매번 새로운 게임을 준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익숙한 게임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두 사람만의 손발이 맞아떨어지고, 소소한 규칙이나 유쾌한 에피소드들이 쌓여가게 됩니다.
물론, 아이와 할머니가 함께 보드게임을 한다고 하면 처음에는 할머니께서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내가 이런 요즘 게임을 잘할 수 있을까?’, ‘규칙이 너무 어려우면 어쩌지?’, ‘아이한테 설명을 들어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실 수 있지요.
하지만 보드게임을 꼭 잘해야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규칙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아이에게 하나씩 배워가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오히려 아이가 할머니에게 게임 방법을 하나하나 알려주는 그 순간이야말로 아이에게는 매우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평소에는 어른들에게 배우기만 하던 아이가, 누군가에게 지식을 나누고 할머니를 이끌어주는 ‘선생님’의 역할을 해볼 수 있으니까요.
할머니와 아이가 웃으며 함께할 수 있는 놀이가 하나 생긴다면, 두 사람이 함께 보내는 시간은 이전보다 훨씬 풍성해질 것입니다. 아이가 훌쩍 자란 뒤에도 할머니 댁을 떠올릴 때 “어릴 때 할머니랑 루미큐브를 했던 날”, *”할머니가 할리갈리에서 나보다 더 빠르게 종을 쳐서 놀랐던 날”*처럼 또렷하고 온기 어린 기억을 품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 힘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매 순간 깨닫게 됩니다. 그럴 때 손주를 사랑으로 안아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존재는 더없이 고맙고 미더운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아이를 맡기는 그 시간들이 단순한 ‘돌봄’에 그치지 않고, 아이와 할머니가 서로의 눈을 맞추며 예쁜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할리갈리처럼 박장대소할 수 있는 게임도 좋고, 루미큐브처럼 차분하게 다담을 나누며 즐기는 게임도 좋습니다. 젠가처럼 익숙하고 간단한 게임부터 가볍게 시작해 보셔도 좋습니다. 처음부터 여러 가지를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의 연령과 성향에 맞는 게임 하나를 골라 가방에 쏙 넣어주세요. 할머니가 아이에게 배우고, 아이가 할머니를 도우며 함께 웃는 그 과정 자체가 이미 가장 아름다운 놀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