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임도 있었다고? 역사상 가장 특별한 보드게임 10선

보드게임이라 하면 보통 카탄, 스플렌더, 루미큐브처럼 가족이나 친구들과 웃으며 즐기는 게임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보드게임의 역사를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걸 정말 게임으로 만들었다고?”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작품들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게임으로 옮긴 작품부터, 너무 어려워 ‘전설의 난이도’로 불리는 게임, 출시 직후 거센 논란을 일으킨 게임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즐겁고 평화로운 게임만 있는 것은 아닌 셈이죠!

보드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한 번쯤 화제가 되었던, 역사상 가장 황당하고 충격적인 보드게임 10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1. 더 캠페인 포 노스 아프리카 (The Campaign for North Africa)

1980년에 출시된 이 게임은 보드게임 역사상 가장 복잡한 워게임으로 유명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북아프리카 전선을 가능한 한 실제 전쟁처럼 재현하기 위해 제작된 작품으로, “현실을 너무 충실하게 구현한 나머지 아무도 끝까지 플레이하지 못하는 게임”이라는 농담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플레이어는 연합군과 추축군으로 나뉘어 군대를 지휘합니다. 단순히 부대를 이동하고 전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연료, 식량, 탄약, 차량 정비, 항공기 운용, 보급로 유지까지 모두 직접 계산해야 합니다. 심지어 사막에서 물 소비량까지 계산해야 하며, 이탈리아군은 파스타를 삶는 물 때문에 다른 군대보다 물을 더 많이 소비한다는 규칙까지 들어 있을 정도입니다.

  • 플레이 인원 : 2~10명
  • 평균 플레이 시간 : 약 1,500시간

이미 오래전에 절판되었으며, 현재는 중고 시장에서만 매우 높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실제 플레이보다 ‘전설의 게임’으로 더 유명한 작품입니다.


2. 디플로머시(Diplomacy)

1959년에 출시된 디플로머시는 운이 전혀 없는 전략 게임입니다. 모든 승패는 오직 플레이어의 말솜씨와 협상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유럽의 한 국가를 맡습니다.턴마다 서로 자유롭게 협상을 하고 동맹을 맺습니다. 하지만 명령은 비밀리에 작성하기 때문에 방금까지 함께하기로 약속했던 동맹국이 뒤통수를 칠 수도 있습니다. 전투도 주사위 없이 병력 숫자만으로 해결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협상과 배신의 타이밍입니다.

지금도 꾸준히 재판되고 있으며 세계대회가 열릴 만큼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3. 모노폴리(Monopoly)

1935년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보드게임 가운데 하나입니다.

주사위를 굴려 도시를 돌아다니며 땅을 구입하고, 같은 색상의 부지를 모두 모으면 집과 호텔을 건설할 수 있으며, 상대가 자신의 땅에 도착하면 높은 임대료를 받을수 있습니다. 최종 목표는 다른 모든 플레이어를 파산시키는 것입니다.

초반에는 즐겁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자산 격차가 커져 한 사람이 독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도 전 세계에서 다양한 에디션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으며, 가장 오래 사랑받는 보드게임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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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길로틴(Guillotine)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만든 독특한 카드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행동카드를 사용해 처형 대기열의 순서를 계속 바꿉니다. 그리고 맨 앞에 있는 귀족이 처형될 때마다 점수를 얻게 됩니다. 왕족, 귀족, 성직자 등 인물마다 점수가 다르기 때문에 가장 높은 점수의 인물을 자신의 차례에 처형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 전략입니다.

게임은 약 20~30분 정도로 짧지만 심리전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현재도 해외에서는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중고 거래를 통해 자주 볼 수 있습니다.


5. 시크릿 히틀러(Secret Hitler)

2016년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추리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자유주의자와 파시스트로 나뉩니다. 파시스트 중 한 명은 히틀러입니다. 누가 어느 편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대통령과 총리를 선출하고 정책을 통과시키며 서로를 의심하게 됩니다. 자유주의자는 히틀러를 막아야 하고, 파시스트는 히틀러를 권력의 중심으로 올려야 합니다. 토론이 길어질수록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 재미가 있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으며 파티게임 장르의 명작으로 평가받습니다.


6. 트레인(Train)

이 게임은 재미보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플레이어는 철도 회사 운영자가 되어 승객을 기차에 태우고 효율적으로 목적지까지 운송합니다. 게임 중에는 단순한 물류 게임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게임이 끝난 뒤 목적지가 나치 강제수용소였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플레이어들에게 큰 충격을 줍니다. 게임 자체가 역사 교육을 위한 예술 작품에 가깝습니다. 일반 판매용 게임이 아니라 교육 및 전시 목적의 작품으로, 시중에서는 거의 구할 수 없습니다.

천재들이 선택한 멘사 보드게임   



7. 마우스 트랩(Mouse Trap)

1963년 출시 이후 어린이들의 로망이었던 게임입니다. 주사위를 굴리며 이동하고, 이동한 칸에 따라 조금씩 거대한 쥐덫 장치를 완성합니다.

게임 후반에는 직접 장치를 작동시켜 상대의 쥐를 잡으면 승리합니다. 도르래, 쇠구슬, 양동이, 회전장치 등이 연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지금 봐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현재도 꾸준히 재출시되고 있으며, 어린이용 클래식 게임으로 여전히 인기가 있습니다.


8. 런치 머니(Lunch Money)

처음 설정만 보면 놀랄 수도 있지만, 컬트적인 인기를 얻은 카드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공격 카드와 방어 카드를 사용해 상대를 쓰러뜨립니다. 주먹, 발차기, 책가방, 밀치기 등 다양한 행동 카드가 등장하며 체력이 먼저 바닥난 플레이어가 패배합니다.

간단한 규칙이지만 카드 조합과 심리전이 중요한 게임입니다. 소량 재생산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중고 시장에서 거래됩니다.


9. 패스 더 피그(Pass the Pigs)

보드게임 역사상 가장 독특한 구성품을 가진 게임 중 하나입니다.

플레이어는 작은 고무 돼지 두 마리를 던집니다. 돼지가 엎드렸는지, 누웠는지, 서로 붙었는지에 따라 점수가 달라집니다. 계속 던질지, 현재 점수에서 멈출지를 선택하는 ‘푸시 유어 럭(Push Your Luck)’ 방식이라 간단하면서도 중독성이 강합니다.

현재도 꾸준히 판매되는 스테디셀러이며, 여행용 게임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10. 돈트 겟 갓!(Don’t Get Got!)

보드게임의 경계를 허문 가장 독창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6개의 비밀 미션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 누군가에게 특정 문장을 말하게 만들기
  • 상대가 셀카를 찍게 유도하기
  • 특정 물건을 건네받기

같은 미션을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성공해야 합니다. 게임은 하루 만에 끝나지 않고 며칠에서 몇 주 동안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으며, 보드게임 모임이나 회사 워크숍, MT 등에서 색다른 아이스브레이킹 게임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게임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모두 “이걸 정말 게임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는 점입니다.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삼거나, 현실과 게임의 경계를 허물거나, 1,500시간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플레이 시간을 구현하거나, 돼지를 주사위 대신 던지는 아이디어까지…. 보드게임 디자이너들의 발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자유롭고 대담합니다.

물론 이런 작품들이 모두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게임은 지나치게 복잡했고, 어떤 게임은 민감한 소재로 논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드게임이 단순한 놀이를 넘어 역사, 문화, 교육, 예술, 사회를 담아낼 수 있는 콘텐츠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다음에 보드게임 카페에 가게 된다면 익숙한 게임만 찾기보다, 한 번쯤은 이런 독특한 작품들의 이야기도 찾아보세요. 게임을 직접 해보지 않더라도 “세상에는 이런 보드게임도 있었구나!”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