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차갑고 어지럽거나 생리통이 심할 때 떠오르는 약재가 있습니다. 바로 당귀(當歸)인데요! “몸이 제자리를 찾는다”는 뜻의 이름처럼, 당귀는 피를 보충하고 순환을 돕는 대표적인 보혈 약재로 예로부터 사랑받아왔습니다.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고 매우며, 특유의 향긋한 향이 강합니다. 주로 뿌리를 약재로 사용하고, 잎은 쌈 채소나 나물로 식용할 수 있습니다.
피를 보하고 순환을 돕는데 뛰어난 당귀 효능과 가정에서 쉽게 당귀차로 먹는법 그리고 부작용에 대해서 정리해봅니다.

1. 당귀의 종류(참당귀, 왜당귀 등)
당귀는 미나리과(산형과)에 속한 다년생 초본 식물입니다. 한약재로는 주로 뿌리를 사용하며, 학명은 Angelica gigas Nakai입니다. 진한 향과 함께 단맛과 쓴맛이 섞인 특유의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참당귀는 향이 강하고 유효성분이 풍부해 한약재로 가장 널리 사용됩니다. 이 외에도 중국 사천성과 감숙성 등지에서 재배되는 중국당귀(당귀속)는 주로 수입 약재로 쓰이며, 일본 홋카이도 등지에서 자라는 일본당귀(왜당귀)는 한방 화장품 원료나 식용으로 활용됩니다.
당귀는 서늘하고 습한 기후를 좋아합니다. 보통 해발 700~1,000m의 고랭지에서 2년간 재배한 뒤, 가을(10~11월)에 뿌리를 캐어 햇볕에 말립니다. 이때 약효 성분인 데쿠르신(Decursin)과 리구스틸라이드(Ligustilide)가 가장 풍부해집니다.
2. 당귀 효능
한의학에서는 당귀를 “혈중지약(血中之藥)”이라 부르며, 피(혈)를 보하고 순환을 돕는 데 뛰어나다고 평가합니다. 부위별로 효능이 조금씩 다릅니다.
1). 당귀 뿌리(당귀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분으로, 당근뿌리는 보혈·활혈 작용이 뛰어납니다. 철분과 비타민 B12 유사 성분이 풍부해 혈액 생성을 돕습니다. 또한 자궁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류를 개선하여 생리통과 생리불순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여성호르몬 유사 작용으로 안면홍조, 불면, 피로감을 줄여주며, 손발 냉증, 어깨 결림, 어지럼증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2). 당귀 잎
잎은 차로 즐기거나 환 형태로 섭취하기도 하며, 면역력 강화와 항산화 작용이 중심입니다.
비타민 C,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풍부하여 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면서 피부 재생 촉진 효과가 있어 화장품 원료로도 활용됩니다.
3). 당귀 줄기
줄기는 향이 진하고 혈관 확장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혈압 조절에 도움을 주며, 피로 회복 효과 및 혈액 점도를 낮춰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당귀는 한의학에서 ‘여성의 인삼’이라 불릴 만큼 여성 건강 관리에 널리 쓰입니다. 여성의 몸은 생리와 출산을 통해 혈액 손실이 많기 때문에 보혈(補血) 작용이 핵심입니다. 당귀에 함유된 철분, 비타민 B 복합체, 쿠마린 성분은 혈액 생성과 순환을 촉진합니다. 이를 통해 손발이 차거나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을 완화하고, 여성호르몬 저하로 인한 안면홍조, 불면, 우울감 등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남성의 경우 단순한 피로 회복을 넘어 혈류 개선과 남성 호르몬 균형 유지에 도움을 줍니다. 한의학에서는 당귀가 신(腎)을 보한다고 보며, 이는 남성의 생식 기능과 관련됩니다. 혈류 개선을 통해 발기력 저하, 정력 감퇴, 수면의 질 저하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데 쓰입니다. 또한 당귀의 데쿠르신(decursin) 성분은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근육으로 가는 산소 공급을 늘려줍니다. 이는 피로 회복, 집중력 향상, 근육 회복에 효과가 있습니다.
당귀는 여성에게는 혈을 보충하고 자궁과 호르몬 균형을 바로잡는 작용이 중심이고, 남성에게는 혈류를 개선하고 신체 에너지와 간 기능, 성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중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집에서 즐기는 당귀 먹는법
당귀는 생것보다 말린 것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생당귀는 수분이 많아 쉽게 상하고 강한 향 때문에 보관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말린 당귀는 한약방이나 건강식품점, 또는 인터넷에서 소량으로 구할 수 있으며, 붉은 갈색을 띠고 향이 진할수록 품질이 좋습니다.
1). 당귀차
가장 간단한 섭취법입니다.
재료 준비: 말린 당귀 5~10g(약 한 줌)을 깨끗이 헹구어 준비합니다.
끓이기: 냄비나 주전자에 물 500ml를 붓고, 약불에서 20분 정도 끓입니다. 물이 반쯤 졸아들면 불을 끄고 체에 걸러내세요.
음용 방법: 하루 1~2회, 따뜻할 때 마십니다.
맛이 다소 쌉싸름하므로 꿀이나 대추를 1~2개 함께 넣으면 부드럽게 즐길 수 있습니다.
팁: 냉장 보관 시 2~3일 정도 보관 가능하지만, 향과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번 신선하게 끓이는 게 좋습니다.
2). 당귀닭백숙
몸이 허하고 손발이 찰 때 좋은 보양식입니다.
재료 준비: 생닭 1마리(1kg 내외), 말린 당귀 10g, 황기, 대추, 마늘, 생강 등을 함께 준비합니다.
조리법: 물 2리터에 모든 재료를 넣고 약불에서 1시간 30분 이상 푹 끓입니다.
효능 포인트: 당귀가 닭의 단백질과 만나 혈액순환 + 기력 회복 효과를 높여줍니다.
주의: 당귀를 너무 많이 넣으면 쓴맛이 강해질 수 있으므로 적당히 조절하세요.
3). 당귀한방차(복합차)
단독으로 끓이기 어렵다면 대추, 감초, 생강을 함께 넣으면 맛이 부드러워지고 몸의 균형을 잡아줍니다.
예를 들어, 당귀 5g + 대추 3개 + 생강 3쪽 + 감초 약간을 넣고 15분 정도 달이면 향긋한 한방차가 완성됩니다.
4). 당귀분말·환 형태
바쁜 사람이라면 한약방에서 판매하는 당귀분말 또는 환(丸) 형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루 1~2g(작은 스푼 1/2 정도)을 따뜻한 물이나 꿀물에 타서 섭취하면 됩니다.
분말 제품은 보관이 용이하며, 꾸준히 복용할 때 효과가 나타납니다.
5). 당귀주(약주)
당귀를 소주나 약주에 담가 숙성시키면 피로회복용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재료: 말린 당귀 30g, 소주 1리터
방법: 밀폐용기에 담아 2주 이상 서늘한 곳에 두면 됩니다.
섭취법: 하루 한두 잔(30ml 이하) 정도만 마시는 것이 적당합니다.
과음은 오히려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주의 : 참당귀와 유사하지만 독초인 개구릿대(지리강활, 개당귀)가 있으므로 채취 및 섭취 시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확하게 구별해야 합니다.
4. 당귀의 부작용 및 주의사항
당귀는 따뜻한 성질의 약재입니다. 따라서 다음의 경우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몸에 열이 많은 사람, 염증이 심한 사람, 혈액응고 억제제를 복용 중인 사람. 과다 섭취 시 얼굴이 붉어지거나 어지럼증, 복통, 설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자궁 수축 작용이 있으므로 임산부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섭취해야 합니다.
당귀는 혈액을 매개로 남녀 모두의 생리적 균형을 잡아주는 천연 조화제입니다. 차로 달여 마시거나, 뿌리를 술에 담가 먹거나, 잎을 쌈 채소나 나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체질에 맞게 적정량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북돋우는 당귀로 일상 속 건강을 지켜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