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울산바위 전설과 코스, 등산 후기

설악산의 모든 등산 코스 중 가장 인상적인 코스를 꼽으라면 단연 울산바위 코스입니다. 울산바위는 양양에서 고성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어디서나 눈에 띄는 웅장하고 기품 있는 바위산입니다. 2시간 정도 등산하여 정상에 올라서면 그 압도적인 규모와 기세에 감탄하게 됩니다. 외설악에서 내설악으로 이어지는 수려한 능선과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멋진 장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설악산 소공원(신흥사)에서 출발하여 흔들바위(계조암)를 거쳐 울산바위 정상까지 다녀온 등반 과정과 간단하게 울산바위 전설에 대해서 정리해 봅니다.

설악산 울산바위는 해발 약 873m의 높이에 6개의 거대한 봉우리로 이루어진 바위산입니다. (울산바위 전망대와 계조암 흔들바위)


설악산 울산바위

울산바위는 설악산의 외설악에 위치한 거대한 암벽 군락으로 해발 약 873m의 높이를 자랑합니다. 가로 약 4km, 높이 약 200m에 이르는 이 바위산은 총 6개의 거대한 봉우리로 이어져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성벽처럼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용의 등을 연상시켜 “한국의 미니 그랜드 캐니언”이라고도 불리기도 합니다. 울산바위 정상에서는 바로 앞에 손에 잡힐 듯한 권금성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과 천불동 계곡의 조망이 아주 빼어나며, 동해바다와 속초시 일대까지 조망할 수 있습니다.

봄과 가을에는 많은 탐방객이 찾아오며, 여름날 어쩌다 비가 내리고 나면 안개에 휩싸인 모습이 마치 신선계의 산과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겨울철에는 눈 덮인 화강암 절벽이 북극의 얼음성처럼 신비롭게 변모합니다. 특히 해 뜰 무렵에 구름이 걸릴 때면 하늘과 바다가 이어져 마치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하여,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도 필수 출사지로 손꼽힙니다.

울산바위 전설과 유래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조물주가 금강산을 지을 때 전국의 바위를 불러 모았는데, 울산 지방에서 뒤늦게 출발한 이 바위가 지금의 위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금강산 1만 2천 봉이 다 채워졌다는 소식을 듣고 그만 현재의 설악산에 머물게 되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인문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울산이란 이름이 기이한 봉우리가 울타리를 이루고 있어 ‘울타리산’이란 뜻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관동읍지’에는 바람이 이 바위에서 저절로 불어와 하늘이 운다 하여 ‘울산’이라 했다는 기록이 있고, ‘강원도지’에는 큰 바람이 불기 전에 산이 먼저 울어서 ‘울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울산이라는 이름의 정확한 유래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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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소공원에서 울산바위 등산코스

  • 코스 : 설악산 소공원 → 흔들바위(계조암) → 울산바위 정상(전망대)
  • 거리 : 약 3.8Km (휴식 포함 왕복 4시간)
  • 코스 소개 : 거리는 4Km 가까이 되지만, 신흥사에서 계곡을 따라 평지를 걷다보면 계조암(흔들바위)이 있고, 계조암 이후부터 1Km가 가파른 계단길입니다.

울산바위 탐방은 설악산 국립공원 동쪽 입구의 소공원에서 시작됩니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무료이며, 구 매표소 앞에 유료 공영주차장이 있습니다.

소공원에서 신흥사를 둘러본 후 계곡을 따라 20분 정도 걸으면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흔들바위로 향하는 계단을 따라 10여 분 정도 오르면 자연동굴로 된 법당(계조암)과 흔들바위가 나타납니다. 법당 내부는 예상보다 넓고 신비로우며, 흔들바위 주변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탐방객들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그늘에 앉아 울산바위를 올려다보면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깎아지른 듯 하늘로 솟아오른 바위산의 정상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높고 아득합니다.

울산바위 정상에서 권금성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의 수려한 봉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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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조암에서 울산바위 정상까지는 가파른 계단이 이어집니다. 처음 300-400m는 울창한 숲 속 돌계단이며, 그 이후에는 바위 옆으로 지그재그 형태의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과거(2012년 이전) 학창시절에는 경사도 65도의 808개 철계단이 있어 ‘공포의 계단’이라 불렸지만, 현재는 경사도 35도의 넓은 계단으로 개선되어 훨씬 안전해졌습니다. 계조암에서 정상까지는 약 40분이 소요되었고, 초등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등산객을 만날 수 있습니다. 뜨거운 햇살 속에서도 고도가 높아질수록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중간 쉼터마다 달라지는 전망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오를 수 있습니다.

울산바위 정상에 오르면 고요한 침묵 속에서 주변의 풍경들이 말을 걸어옵니다. 높고 깎아지른 바위 위에 서니 눈앞에 경이로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북쪽을 바라보면 굽이굽이 이어지는 미리령길이 눈에 들어옵니다. 구름과 맞닿은 능선 위로는 산등성이가 층층이 겹쳐 있어 마치 동양화 속 풍경처럼 부드럽게 퍼져나갑니다. 천불동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화채능선은 마치 하늘을 나는 거대한 용이 몸을 틀며 지나가는 듯합니다. 바위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한 긴장감과 생동감을 품고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속초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격자처럼 정돈된 도심 속 건물들 사이로 속초항의 선착장과 속초해수욕장의 해안선이 길게 이어지고, 그 너머로는 푸른 동해가 끝없이 펼쳐집니다. 잔잔한 수면 위로 반사되는 햇살은 바다를 수천 개의 거울로 만들어 반짝이고, 거기서 불어오는 5월의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적셔줍니다. 그 바람은 산과 바다 사이를 가로지르며, 도시에서 잊고 지낸 감각들을 하나둘 깨웁니다. 이 순간의 모든 감동을 사진으로는 담아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정상에는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미시령 쪽으로 길게 뻗은 바위의 모든 것을 담기에는 카메라 렌즈가 너무 부족합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철재 난간에 기대어 대청봉에서 여러 갈래로 흩어지는 능선을 따라가거나, 멀리 금강산을 바라보며 한참을 멍하니 서 있기만 해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울산바위는 멀리서 보면 그저 잘생기고 미끈하게 솟아오른 멋진 바위로 생각하겠지만, 직접 오르고 마주해야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짧지만 가파른 철계단 코스를 올라 바다와 산이 만나는 경계지점에서 느끼는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특별합니다.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싶다면 설악산 울산바위가 위로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싶을 때 설악산 울산바위를 한번쯤 올라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