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중에 길을 잃어도 당황하지 않는 법? 등산 고수들만 챙기는 ‘등산 준비물’과 ‘등산 어플’의 지혜
하얀 눈꽃이 핀 겨울 산은 등산객들에게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입니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정상에 올라 마주하는 설경은 그 어떤 보상보다 값진 힐링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겨울 산은 아름다운 겉모습과 달리 매서운 추위와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을 함께 품고 있습니다. 준비 없는 산행은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 산행에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장비 이전에 철저한 계획과 안전 의식입니다.
초보 등산객, 이른바 ‘등린이’가 반드시 준비해야 할 필수 먹거리와 비상용품, 그리고 길을 잃었을 때 나를 지켜줄 스마트한 어플 활용법까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안전한 힐링 산행은 철저한 계획과 준비에서 시작됩니다.

1. 등산계획 세우기: 무리하지 않는 것이 핵심
겨울 산은 해가 빨리 지고, 체력 소모는 평소보다 훨씬 큽니다. 체감상 1.5배 이상 힘이 든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경험과 체력 수준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겨울 산행에서 저체온증은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합니다. 체온이 떨어지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평소라면 하지 않을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혼자 산에 오르기보다는 2인 이상 동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가볍게 다녀오자”라는 생각이 오히려 가장 위험할 수 있습니다.
- 계획 짜기: 평소 본인 체력의 70~80%만 사용하는 코스를 선택하세요. 겨울철에는 오후 4시 이전에는 하산을 완료하는 일정이 안전합니다.
- 기상확인 : 기본적으로 일몰 시간을 확인하고, 기청청 산악날씨를 확인합니다.(강풍, 한파, 강우나 적설 예보 확인)
- 보행법 (아이젠 보행): 보폭을 좁게 하고 발바닥 전체로 지면을 누르듯 걷는 ‘레드 스텝(Read Step)’ 중요합니다. 무릎을 살짝 굽혀 무게 중심을 낮추면 미끄러짐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2. 등산 준비물, 먹거리(에너지 보충)
등산 준비물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겨울 산에서는 체온 유지를 위해 에너지가 빠르게 소모되기에 고열량이면서도 얼지 않는 간식을 준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따뜻하고 염분과 탄수화물이 포함된 음식이 좋으며, 여름철이라면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 과일을 빠트리지 말아야 합니다.
- 점심 (주식): 보온병 도시락(겨울철), 주먹밥, 컵라면, 꿀떡이나 약밥, 햄버거, 삶은 계란 등 본인 기호에 맞게 준비합니다. 겨울철 찬 음식은 소화력을 떨어뜨리고 체온을 빼앗으므로, 따뜻한 국물이나 소화가 잘 되는 탄수화물이 좋습니다.
- 간식 (행동식): 초콜릿, 양갱, 에너지바, 홍삼절편, 견과류 등을 준비합니다. 이동 중 혈당이 떨어지면 손발이 떨리고 판단력이 둔해지므로, 1~2시간마다 조금씩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걸으면서 또는 잠깐 서서 먹으며 혈당을 유지해야 합니다.
- 과일류: 샤인머스캣, 껍질 깐 귤, 오이, 사과 등은 여름철 갈증 해소와 수분 보충에 좋습니다. 통째로 가져가면 껍질 처리가 불편하니, 한입 크기로 썰어 보온 용기에 담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 음료: 물, 이온음료, 커피 등을 준비합니다. 물이나 음료는 무게가 있으므로 적당량만 준비하세요. 코스에 따라 대피소에서 구매할 수 있으니, 필요 이상 가져가면 체력 소모가 커질 수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당분이 든 따뜻한 차가 저체온증 예방에 좋습니다.
비상용으로 젤 타입 영양제, 링티, 사탕 등을 항상 배낭에 넣어두면 좋습니다.

3. 필수 장비와 비상용품 (생존 아이템)
겨울 산에서는 장비가 곧 안전망입니다.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여름철이나 장거리 산행에는 가벼운 등산화 추천)와 울로 된 양말이 발의 피로가 덜한 편입니다. 옷은 두꺼운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레이어링 방식이 기본입니다. 오를 때 땀이 나기 전 한 겹을 벗고, 쉬기 전에는 다시 입어 체온을 유지해야 합니다. 땀은 멈추는 순간 체온을 급격히 빼앗아 저체온증 위험을 높입니다. 계절과 관계없이 방풍·방수 외피는 반드시 가방에 넣어야 합니다.
- 아이젠 & 스패츠: 빙판길 미끄럼을 방지하고 신발 안으로 눈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줍니다.
- 보조 배터리: 추운 날씨에는 스마트폰과 카메라 배터리가 급격히 소모됩니다.
- 은박 담요 (서바이벌 블랭킷): 조난 시 체온 유지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부피가 작으니 꼭 챙기세요.
- 헤드랜턴: 예상치 못한 하산 지연에 대비해야 합니다.
- 호루라기 (위급 신호용): 조난 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하면 체력 소모가 큽니다. 호루라기는 적은 힘으로도 소리를 멀리 전달할 수 있어 구조대나 주변 등산객에게 위치를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배낭 가슴 끈에 미리 달아두세요.
- 과도 (다목적 비상용): 간식이나 과일을 깎는 용도는 물론, 비상시 붕대나 로프를 자르고 나뭇가지를 깎아 부목을 만드는 등 응급처치 상황에서 다목적으로 활용됩니다. (칼날이 고정되는 안전한 접이식 추천)
4. 등산로를 벗어났을 때, 등산 어플 활용 요령
눈이나 비가 내리면 익숙한 길도 낯설어집니다. 이럴 때는 스마트폰 GPS와 등산 어플을 활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 ‘나의 트랙(궤적)’ 확인하기: 어플을 켜면 내가 걸어온 길이 선으로 표시됩니다. 길을 잃었다고 판단되는 즉시 멈추고, 내가 걸어온 궤적을 따라 안전이 확인된 직전 지점까지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 등고선 지도 활용: 일반 지도보다는 ‘등고선’이 표시된 지형도를 보세요. 현재 내 위치가 능선인지 계곡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절대 계곡으로 내려가지 말고, 시야가 확보되는 능선 쪽으로 이동해 위치를 파악하세요.
- 오프라인 지도 미리 다운로드: 산속은 통신이 불안정할 수 있습니다. 산행 시작 전, 해당 지역의 지도를 어플 내에 ‘오프라인 저장’해두면 데이터가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내 위치(GPS)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국립공원 ‘구조요청’ 기능: 국립공원 어플의 구조요청 버튼을 누르면 현재 위치의 위경도 좌표가 구조대에 즉시 전송됩니다. 배터리가 부족하다면 위치 확인 후 즉시 화면을 끄고 구조대를 기다리세요.
대표적인 등산어플로는 트랭글 (Trangle), 램블러 (Ramblr), 산길샘 (나들이) 등이 있으며, 미리 스마트폰에 설치해서 기본적인 사용법을 숙지하는걸 추천합니다.
5. 주의사항: 이것만은 꼭 지키세요
안전한 산행은 여유에서 시작됩니다.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지 말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십시오. 일정은 넉넉하게 잡고,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과감히 하산하는 것도 지혜입니다.
사고는 특히 하산 중에 많이 발생합니다.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를 착용하고, 스틱을 활용해 미끄럼을 방지하십시오. 장기적으로 무릎 건강을 위해 보호대 착용과 올바른 스틱 사용법 숙지도 필요합니다.
- 단독 산행 자제: 등산 초보자라면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2인 이상 동행하세요.
- 음주 금지: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열이 오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혈관이 확장되어 체온이 더 빨리 떨어집니다.
- 수시로 기상 확인: 산 정상의 날씨는 시시각각 변하므로 국립공원 앱 등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확인하세요.
산행의 묘미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마주하는 고요한 풍경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풍경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자만하지 않는 태도와 철저한 등산 준비물을 챙겨야 합니다. 고열량 간식과 따뜻한 물, 그리고 호루라기와 은박 담요 같은 비상용품은 배낭의 무게를 조금 늘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급한 순간에는 가장 든든한 생명줄이 됩니다.
산은 정복하는 대상이 아니라 잠시 머물다 오는 공간입니다. 그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겨울 산은 위험이 아닌 깊은 치유의 시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번 주말에도 안전하고 건강한 산행이 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