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업무 후 습관처럼 찾는 달콤한 디저트,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야식과 술 한 잔, 그리고 운동 대신 소파에 누워 보내는 휴식 시간.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 생활 패턴이 사실은 혈관을 소리 없이 병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혈액 속 지방이 필요 이상으로 쌓이는 ‘고지혈증’은 당장 통증이 없어 방치하기 쉽습니다. 다행히 식단을 건강하게 바꾸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합니다.
고지혈증을 예방하는 생활습관과 혈액을 깨끗하게 만드는 좋은 음식, 나쁜 음식(피해야 할 간식)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침묵의 살인자’ 고지혈증
고지혈증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정상 수치보다 높은 상태를 말합니다. 이 지방 성분이 혈관 벽에 쌓이면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생깁니다. 심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대인에게 흔한 질환이지만 초기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습니다. 합병증이 생긴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살인자’라 불립니다. 정기적인 혈액 검사만이 유일한 확인 방법입니다.
고지혈증은 왜 생길까?
고지혈증은 단순히 “기름진 것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우리 몸의 대사 체계가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식습관과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입니다. 과도한 포화지방(육류의 기름기)과 트랜스지방(튀김, 가공식품) 섭취는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촉진합니다.
간의 대사 기능 저하와 유전: 우리 몸속 콜레스테롤의 약 70~80%는 음식물이 아니라 간에서 스스로 합성됩니다. 유전적으로 간에서 콜레스테롤 제거가 잘 안 되거나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내는 체질(가족성 고지혈증)은 식단 관리를 엄격히 해도 수치가 높을 수 있습니다.
나이와 호르몬의 변화: 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며 혈중 지방 연소 속도가 느려집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혈관 보호 역할을 하는 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체 활동 부족: 운동이 부족하면 혈액 속의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지 못하게 됩니다. 이는 혈관 벽을 청소해 주는 ‘착한 콜레스테롤(HDL)’ 수치를 낮추는 결정적인 원인이 됩니다.
고지혈증에 좋은 음식 Best 5 (나쁜 음식)
고지혈증 관리는 기름진 고기를 줄이는 것만큼이나 흰 쌀밥과 설탕 같은 ‘하얀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은 간에서 나쁜 콜레스테롤 합성을 촉진하고, 혈관 벽을 딱딱하게 만들어 동맥경화의 주범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 정제 탄수화물과 당류도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 몸은 활동 후 남은 당분을 비상 에너지로 저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남은 에너지가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혈액 속에 쌓입니다.
따라서 혈액을 깨끗하게 유지하려면 기름진 음식뿐 아니라 무심코 섭취하는 정제 탄수화물의 양도 반드시 조절해야 합니다.
고지혈증에 좋은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① 귀리 (오트밀)
- 영양 성분: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
베타글루칸은 장 내에서 끈적한 젤 형태로 변해 콜레스테롤이 흡수되는 것을 막고, 담즙산을 흡착해 대변으로 배출시킵니다. 이는 간이 담즙산을 만들기 위해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사용하게 만들어 수치를 낮춥니다.
하루 약 40~60g(종이컵 1/2~2/3분량) 정도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유나 요거트와 함께 아침 식사 대용으로 추천합니다.
② 등푸른 생선 (고등어, 연어, 삼치)
- 영양 성분: 오메가-3 지방산 (EPA 및 DHA)
혈액 속의 중성지방 수치를 직접적으로 낮추고 혈전(피떡) 생성을 억제합니다.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 탁월합니다.
일주일에 최소 2~3회(한 번에 카드 한 장 크기 정도) 섭취하세요. 튀기는 것보다는 찌거나 구워 먹는 방식이 영양소 보존에 좋습니다.
③ 아보카도 및 올리브유
- 영양 성분: 불포화지방산 (올레인산)
혈관을 딱딱하게 만드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면서, 혈관을 청소하는 HDL 수치는 유지하거나 높여줍니다. 혈관 벽의 염증을 줄이는 항산화 효과도 있습니다.
아보카도는 하루 1/2개, 올리브유는 하루 1~2큰술 정도를 생으로(샐러드 드레싱 등)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④ 사과 (껍질째)
- 영양 성분: 펙틴 (수용성 식이섬유) 및 폴리페놀
사과의 펙틴 성분은 콜레스테롤 흡수를 방해하고, 폴리페놀은 나쁜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 혈관 손상을 방지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매일 사과를 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혈관 질환 위험이 현저히 낮습니다.
매일 아침 중간 크기 1개를 껍질째 먹는 것이 좋습니다. 펙틴은 껍질에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⑤ 견과류 (호두, 아몬드)
- 영양 성분: 리놀레산, 비타민 E, 셀레늄
혈관 벽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내고 혈관 탄력을 유지해 줍니다. 특히 호두의 식물성 오메가-3는 뇌 혈관 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하루 한 줌(약 25~30g)이 적당합니다. 과다 섭취 시 칼로리가 높아 오히려 체중이 늘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고지혈증의 예방 방법 및 주의사항
고지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단 만큼이나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합니다.
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정도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중 지방 연소에 효과적입니다.
② 적정 체중 유지 복부 비만은 고지혈증과 직결됩니다. 체중을 5~10%만 감량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눈에 띄게 개선됩니다.
③ 금연과 절주 흡연은 혈관 탄력을 떨어뜨리고, 술은 간에서 중성지방 합성을 촉진하므로 반드시 절제가 필요합니다.
④ 정기적인 검진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1년에 한 번은 피검사를 통해 자신의 수치를 체크하세요.
고지혈증 예방과 치료의 핵심은 ‘균형’입니다. 귀리나 등푸른 생선 같은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고, 나쁜 지방과 설탕을 멀리하세요. 이런 식단 관리가 혈관 건강의 시작입니다. 여기에 하루 30분 가벼운 산책이라도 꾸준히 더한다면, 우리 몸의 대사 시스템은 정상 궤도를 되찾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모든 습관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오늘 점심을 잡곡밥으로 바꾸거나 퇴근길 한 정거장 미리 내려 걷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 보세요.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식단—이 가장 정석적인 방법이 어떤 약보다 여러분의 혈관을 확실하게 지켜줄 것입니다.
